[빅터앙리]바 제네바
Written by. 玄月
밤을 넘어 깊은 새벽이 된 시간. 구석진 골목에 위치하고 있는 바 제네바에서 앙리는 혼자 남아 가게를 정리하고 있었다. 마스터는 개인적인 일로 앙리에게 가게를 부탁한다는 말과 함께 자리를 비웠고 금요일에도 불구하고 손님들은 일찍 가게를 떠났다. 앙리는 의자와 테이블을 정리하고 마지막으로 잔들을 정리하고 있었다. 앙리는 가게에서 일하는 시간 중에서 이 시간을 가장 좋아했다. 다른 사람들을 신경쓰지 않고 혼자만의 사색을 즐길 수 있는 때는 유일하게 이 때 뿐이기 때문이었다. 대학교를 입학하자마자 시작하게된 바텐더 아르바이트는 벌써 3년이 넘었다. 등록금은 장학금으로 냈지만 생활비는 혼자 힘으로 벌어야했기에 아르바이트를 알아보다가 오게 된 곳이 바 제네바였다. 페이가 꽤 세길래 힘들고 고된 일인가 싶었지만 생각보다 나쁘지 않았다. 마스터는 가끔 속을 알 수 없는 엉뚱한 말과 행동을 하긴 했지만 좋은 사람이고 칵테일을 만드는 건 마치 시약만드는 법과 비슷해서 크게 어렵지는 않았다. 잔뜩 취한 손님이나 질 안좋은 손님이 오면 마스터가 제재를 가했기에 난감한 상황을 만드는 손님들도 별로 없었다. 앙리는 잔을 정리하다 문득 바 앞에 있는 빈자리를 바라보았다. 그러고보니... 오늘 그 손님이 오지를 않았다. 무슨 일이 있는걸까.... 일을 처음 시작했을 때부터 항상 금요일 자정이 지나고 손님들이 어느정도 빠져나간 시간이 되면 그가 찾아왔다. 기다란 코트를 벗어 옆에 있는 의자에 대충 걸쳐놓고 칵테일을 주문했다. 칵테일을 만들고 있으면 그는 넥타이를 끌어내고 깔끔하게 입은 셔츠단추 두어개를 풀고 칵테일을 만드는 자신을 지켜보았다. 주문하는 칵테일은 손님의 기분에 따라 달랐다. 기분이 좋은 날에는 위스키를 베이스로 한 칵테일을, 기분이 좋지 않을 때에는 보드카를 베이스로 한 칵테일을 주문했었다. 만들어진 칵테일을 내놓으면 그는 칵테일의 색과 향을 위심히 관찰하고 천천히 맛을 음미하고는 했다. 술에 대한 지식도 많고 입맛도 까다로운 손님이었기에 처음에는 주문을 받을 때 많이 긴장했었다. 잘못 만들면 잔소리도 많이 들었지만 지금 다른 손님들에게까지 인정받을정도로 실력이 늘어난 것도 그의 덕분이라 생각하고 있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그와 이야기하면 재미있었다. 직업이 의학쪽으로 관련이 있는건지 생명과 의술에 관하여 토론하면 나도 모르게 그의 말에 빠져들어 시간가는 줄을 모를정도였다. 가끔 공학 쪽이야기가 나오면 이해하느라 애를 먹긴 하지만 그와 함께 이야기를 나누다보면서 많은 것을 배웠다. 오늘은 들리지 않는 걸보면 많이 바쁜 모양이었다. 이런 적이 없었던 사람인지라 아쉬운 면이 없지 않아 있었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앙리는 스스로를 다독였다. 잔까지 정리를 마친 앙리는 옷을 갈아입고 가게 열쇠를 챙겨들었다. 그리고 문에 걸려있는 'OPEN'팻말을 돌리려던 순간 벌컥하고 문이 열렸다.
"이런... 내가 너무 늦은 모양이군."
익숙한 체격과 익숙한 목소리. 앙리를 번쩍 고개를 들었다. 빅터 프랑켄슈타인, 그였다. 그에 앙리는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오늘따라 늦으셨네요."
"지금 주문하기에는 너무 늦은 시간이겠지?"
앙리는 시계를 보았다. 문을 닫아야하는 시간이기는 하지만 단골손님에게 서비스로 추가주문 받는 것 정도는 괜찮지 않을까. 앙리는 문가에서 옆으로 비켜섰다.
"단골손님 한 분 주문받기에는 괜찮습니다."
앙리의 대답에 빅터는 미소를 지으며 가게에 들어섰다. 앙리는 행여 다른 불청객이 올까 문을 닫고 CLOSE로 팻말을 바꾸고 바를 제외한 나머지 불을 모두 껐다. 그리고 바로 돌아가 앞치마를 입으며 말했다.
"원래 옷을 갈아입고 칵테일을 만들어야하는데 시간이 늦어서 가볍게 앞치마만 하겠습니다."
"늦은 내 잘못이니까 신경쓰지 말게."
"주문은 뭘로 해드릴까요?"
빅터는 손가락으로 가볍게 바를 쳤다. 그리고 뭔가를 곰곰히 생각하더니 대답했다.
"마티니로 부탁하지."
"예?"
앙리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 되물었다. 그 모습에 빅터을 보며 다시 말했다.
"마티니, 어렵겠나?"
마티니는 간단한 레시피이지만 누가 만들고 어떻게 만드느냐에 따라 맛이 천차만별로 달라지는 어떤 의미에서는 굉장히 어려운 칵테일이었다. 가게마다 고유의 마티니를 가지고 있고 바 제네바에도 바 제네바의 마티니가 있었다. 앙리는 마티니 주문이 들어오면 항상 마스터에게 부탁했고 연습으로 몇 번 만들어본게 전부였다. 앙리는 잠시 고민하더니 빅터를 바라보고 대답했다.
"바 제네바의 마티니가 아니어도 괜찮으신가요?"
"상관없네."
"그럼 마티니로 드리겠습니다."
앙리는 진열장에서 술을 골랐다. 생각해보니 빅터에게서 진을 베이스로 하는 주문은 처음받아보는 것이었다. 더욱더 긴장한 앙리는 잔뜩 힘이 들어간 상태에서 칵테일을 만들기 시작했다. 드라이 진과 드라이 베르무트를 정확한 양에 맞춰 넣고 쉐이킹하고 칵테일잔에 따른 뒤 그린 올리브를 넣었다. 간단해 보이는 레시피와 제조법이었지만 술의 비율과 쉐이킹 몇 번으로도 맛이 바뀌는 마티니인만큼 앙리는 긴장된 상태로 잔을 내놓았다.
"마티니입니다."
빅터는 차분히 잔을 들어 마티니를 보았다. 날카로운 빅터의 눈에 앙리는 절로 손에 땀이 찼다. 그리고 빅터가 마티니를 한 모금 들이켰다. 바에서는 시곗바늘 돌아가는 소리가 들릴정도로 조용하기 그지없었다. 그 순간 빅터는 피식하고 웃었다. 웃었다? 잘했다면 잘했다는 칭찬, 못했으면 못했다는 잔소리 대신 처음보는 빅터의 반응에 어리둥절해진 앙리는 눈만 멀뚱하게 떴다. 마티니와 앙리를 번갈아보던 빅터는 미소를 짓고 말했다.
"딱 자네같군."
"무슨 말씀 이신지?"
"클래식 마티니. 달지도, 쓰지도 않은 마티니 레시피의 정석, 그대로의 맛이야. 정도가 아니면 가지 않는 자네와 같은 맛이로군."
빅터는 말에 앙리는 더욱 혼돈스러웠다. 그래서 잘만들었다는 건가, 못만들었다는 건가. 감이 잡히지 않아 앙리는 고개만 갸우뚱거렸다. 빅터는 남은 마티니를 한 번에 들이켰다. 그리고 빈 잔을 앙리에게 건내며 말을 이었다.
"마티니가 바의 얼굴이라는건 자네도 알지?"
"물론입니다."
"조그마한 배율의 차이로 판가름나는 마티니를 자네는 딱 정석으로 만들어냈어. 자네의 이미지와 똑같아. 길이 아니다싶으면 절대로 다른 곳으로 가지않는 그 고집. 자네랑 이야기할 때마다 느낀 거였지만 자네의 그 모습이 술에까지 들어있는군. 자네도 제법이야. 고작 3년밖에 안됐으면서 술에 자기 자신을 넣을 줄도 알고."
빅터의 칭찬에 앙리는 환하게 웃었다. 그런 앙리의 모습을 보며 빅터 역시 미소를 지었다. 그런 앙리를 뚫어져라 쳐다보던 빅터가 입을 열었다.
"추가 주문 가능한가?"
"물론입니다."
"그럼 마티니 한 잔 더 부탁하지."
빅터의 추가 주문에 앙리는 기쁜 마음으로 마티니의 배율을 맞췄다. 마치 합격을 받은 듯한 시험생의 마음같았다. 엄격한 교수님 앞에서 이론을 증명한 것 같은 짜릿한 기분에 앙리는 한껏 들떴다.
"아, 그리고."
빅터의 말에 앙리는 술을 내려놓고 그를 바라보았다. 빅터는 천천히 말을 이었다.
"마티니 만들고나서 어스퀘이크도 부탁하지."
"어스퀘이크말인가요?"
빅터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앙리는 일단 마티니를 한 잔 만들어 빅터에게 건내고 진열장을 바라보았다. 어스퀘이크라... 빅터는 평소에 주문을 할 때면 무조건 한 잔씩만 주문했다. 칵테일을 다 마시지 않고 다른 칵테일을 마시는 건 칵테일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면서 평소에 하지 않은 방식이었는데 오늘따라 이상했다. 한 번도 주문하지 않은 진베이스 칵테일에 한 번에 두 잔씩 주문하고, 게다가 평소보다 훨씬 늦은 방문시간까지... 물어보고 싶은 것이 많았지만 일단 받은 주문부터 내야했다. 이 역시 진을 베이스로 한 칵테일이었다. 드라이 진과 위스키, 압센트를 넣고 쉐이킹하여 만들어진 어스퀘이크를 빅터의 앞에 내밀었다.
"어스퀘이크 나왔습니다."
"고맙군."
"원래, 한 번에 두 잔씩 주문하는 건 예의가 아니라고 하지 않으셨나요?"
"그랬지."
"헌데 오늘은 왜?"
"내가 마시려는 게 아닌데?"
"예?"
"이건 내가 자네에게 사는 거니까."
빅터는 앙리가 내민 잔을 다시 앙리에게 주었다. 앙리는 그 잔을 내려다보다 천천히 입을 열었다.
"이걸... 사신다고요?"
"응."
"저에게....?"
"그렇네. 무슨 문제라도?"
"어... 그게...."
어스퀘이크는 47도나 되는 무시무시한 도수를 자랑하는 술이었다. 술이 약한 사람이 먹으면 눈 앞이 지진이 난 것처럼 흔들릴 정도라서 어스퀘이크(Earthquake)라고 불릴정도면 말다했다. 게다가 아이러니하겠지만 바텐더로 일하는 앙리의 주량은 혀를 찰정도로 작았다. 마스터에게서 칵테일을 배울 때 그렇게 주량이 작아서 어떻게 하냐는 걱정을 들을 정도였다. 가끔 이렇게 손님들이 자신들이 사는 거라면서 칵테일을 건낼 때가 있었다. 그럴 때면 영업중이라던가 마스터가 보고있다는 둥 이런저런 핑계를 들어서 피할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아니었다. 왜 잔은 안드냐는 듯이 쳐다보는 빅터의 모습에 앙리의 등 뒤에서 식은땀이 났다. 앙리는 더듬더듬 말을 이었다.
"저... 죄송하지만 영업 시간에는...."
"어차피 정식 영업시간 아니지 않나?"
"마시면 마스터께 혼이...."
"마스터는 걱정하지 않아도 돼. 내가 줬다고 하면 그러려니 할테니까."
빅터가 잔을 들어올렸다. 앙리는 정말 이 상황을 어떻게 피해가야할지 감이 오지 않았다. 일단 움직이지 않는 손을 억지로 움직여 잔을 들어올렸다. 그제서야 빅터는 미소를 지으며 잔을 들어올려 마티니를 마셨다. 빅터가 칵테일을 마실 때 슬쩍 버리려던 앙리의 계획은 마티니를 마시면서도 계속 앙리에게 꽂혀있는 빅터의 눈길에 무산이 되어버렸다. 마티니를 반쯤 마신 빅터가 말했다.
"안 마실텐가? 그럼 내가 꽤 민망해지는데..."
마시라는 무언의 압박에 앙리는 미칠 것 같았다. 독배를 든 느낌이 이런 것일까. 앙리는 자신을 향해 있는 빅터의 눈빛에 더 이상 물러날 데가 없었다. 결국 앙리는 눈을 질끈 감고 술을 들이켰다. 식도를 태우는 강한 도수와 알코올에 앙리는 눈이 번쩍 뜨였다. 하필 어스퀘이크 양은 많기는 왜 이리 많은 건지.... 앙리는 꾸역꾸역 술을 목으로 넘겼다. 그리고 마자막 한 모금까지 마시고 앙리는 천천히 잔을 내렸다. 입 안이 타는 것 같고 씁쓸하기 그지 없었다. 다행히 구토감이 느껴질 정도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쓴 건 어쩔 수 없었다. 그리고 취기가 확 돌았다. 얼굴에서 열이 화끈하고 느껴졌고 몸에서 천천히 힘이 빠졌다. 그러나 앞에는 빅터가 있었다. 손님 앞에 추태를 보일 수없다는 일념에 앙리는 이를 악물고 허리를 폈다.
"앙리, 괜찮나?"
걱정스럽게 묻는 빅터의 말에 앙리는 괜찮다는 것을 보이기 위해 고개를 끄덕이려는 순간 한 쪽 다리의 힘이 풀썩 빠져버렸다. 간신히 바를 잡아 넘어질뻔한 위기를 이겨냈지만 서서히 정신이 오락가락하기 시작했다.
"앙리, 자네 취했는가보군."
빅터가 앙리에게 다가와 그를 일으켜 세웠다. 듬직한 빅터의 품에 앙리는 자신도 모르게 그에게 기댔다.
"죄....송....합니다.....이..렇...게 추태를...."
"쉬이... 괜찮아, 앙리. 이제 집에 가야지."
아, 맞다, 집.... 앙리는 끊어지려는 정신줄을 붙잡으려고 했다. 바를 다시 정리하고, 불도 끄고 문도 잠궈야하는데... 하지만 몸이 천근만근이었다. 게다가 빅터의 품이 너무나 따뜻했다. 이대로 기대어서 잠들고 싶었다. 그 때 앙리의 폰이 울렸다. 아마 지금 이 시간에 전화하는 사람이라면 마스터일 것이었다. 앙리는 눈을 꿈뻑거리면서 폰을 찾았다. 그러나 앙리의 폰은 이미 빅터의 손에 넘어간지 오래였다.
"여보세요."
빅터가 받으면 마스터가 놀랄텐데... 천천히 감기는 눈에 앙리는 속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전화받기 힘들정도로 술기운이 너무 강했다. 그리고 간간히 마스터와 빅터의 대화소리가 들려왔다.
[왜....전화 받아...]
"......취했어."
[야 임마! 애한테.....]
"뒷정리는 내가......"
[.......뭐하는 짓거리......]
"오늘만 빌릴게........ 형."
[미친 놈아! 그만......]
형이라니.... 누구를 말하는거지? 맑은 소리와 함께 전화가 꺼졌다. 그러나 다시 울리는 폰에 빅터는 받지도 않고 아예 배터리를 분리해버렸다. 앙리의 머릿속에 맴도는 생각들은 조각이 되기에는 너무 부분부분 떠다녔다. 앙리는 힘겹게 눈을 떴다. 그 모습을 본 빅터는 깊게 미소를 지었다.
"깼나, 앙리?"
"누..구....."
"아, 마스터."
"정리....마무리....."
어눌하게 말하는 앙리의 모습이 귀여워 빅터는 피식하고 웃었다. 제 딴에 뒷마무리를 지어야한다고 팔을 허우적거리지만 소용없는 짓이었다. 빅터는 앙리를 품에 안고 토닥였다.
"졸리면 자, 앙리."
".....집에...."
"오늘은 우리집에서 자고 가자, 응?"
"우리....집?"
"그래, 우리집....."
"안 돼... 폐..... 끼치면...."
"괜찮아, 앙리. 우리 집에서 자자, 응?"
"안되는데..."
"괜찮아."
"안 돼..."
"부담갖지 마, 앙리."
귓가에 나긋나긋하게 속삭이는 빅터의 설득에 앙리는 결국 고개를 끄덕였다. 그 모습에 빅터는 깊게 미소를 짓고 앙리의 이마에 가볍게 입을 맞추었다. 3년이나 바라보았다. 오랜만에 큰 형이 운영하는 바를 갔더니 처음보는 아르바이트생이 있었다. 한껏 긴장해서 칵테일을 내놓는데 나름 열심히 하려는 것도 보이고 손재주도 있어보여 이것저것 알려주었다. 형은 그 모습을 보더니 답지 않게 왜 그렇게 잘해주냐 물었고 그에 그저 호기심이라고 대답했었다. 하지만 보면 볼수록 단순했던 감정은 호기심을 넘어갔다. 대화를 하면서 느끼게 되는 차분함과 따스함, 그리고 환하게 웃는 미소까지. 너무나 사랑스러워 견딜 수가 없었다. 그래서 매주 금요일마다 그를 보기 위해 찾아갔다. 그는 그 스스로는 잘 모르겠지만 꽤나 이목을 끄는 사람이었고 누구나 호감을 가질만한 사람이었다. 종종 질나쁜 놈들이 속셈이 보이는 레이디킬러 칵테일을 시켜 앙리에게 전해주는 일이 있었다. 그 때마다 형을 찔러 그 술잔을 막았고 형에게 알바생 간수 잘하라고 단단히 일러두었다. 형은 그저 그런갑다하면서 넘어갔겠지만 난 불안하기 그지 없었다. 행여 누가 그를 채가면 어떻게 하나, 그가 누굴 좋아하게 되면 어떻게 하나. 일주일이 근심과 걱정이었고 금요일에 앙리가 자신을 보고 환하게 웃어주고 나서야 진정할 수 있었다. 그리고 결심하게 되었다. 그가 혼자 있는게 불안하다면 혼자가 아니게 만들면 되지 않을까, 내가 그의 옆에 있으면 되지 않을까? 그래서 오늘을 노렸다. 형이 자리를 비우고 앙리 혼자 가게를 봐야하는 오늘을. 일부러 손님이 없을 폐장시간에 맞춰가 그에게 도수 강한 술을 전해주었다. 그리고 그 술에 완전히 인사불성이 된 그는 이제 제 손에 들어왔다. 이렇게 사랑스러운 사람이 제게 의지하고 있다는 사실이 너무나 좋았다. 빅터는 천천히 앙리의 뺨을 쓰다듬었다. 그 때 앙리가 빅터의 품을 파고들었다. 빅터의 심장이 두근거렸고 빅터의 얼굴이 발갛게 물들었다. 앙리의 얼굴을 뚫어져라 쳐다보던 빅터는 앙리를 부축했다. 그리고 짐과 열쇠를 챙겨 앙리를 차로 데려갔다. 안전벨트까지 매어주고 나서 빅터는 바 제네바의 문을 잠그고 운전석에 올라앉았다. 옆에 얌전히 자고 있는 앙리의 모습을 바라보던 빅터는 앙리의 이마에 입을 맞추었다. 그리고 차를 몰았다 . 자신의 집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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