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터크리처] 애증

2014. 12. 2. 2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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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터앙리] 현대AU

프랑켄 2014. 12. 2. 23:26

[빅터앙리] 현대AU

 

설정오류주의

 

Wrirten by. 玄月 

 

루트비히 막시밀리안 뮌헨 대학교. 통칭 뮌헨 대학교로 1472년 잉골슈타트에 바이에른주 최초의 대학인 잉골슈타트대학교로 세웠다. 1800년에 잉골슈타트에서 란츠후트로 옮겼고 1802년 루트비히 공과 바이에른 왕국의 왕 막시밀리안 1세의 이름을 딴 루트비히 막시밀리안대학교로 명칭을 바꾸었으며 1826년 루트비히 1세가 다시 뮌헨으로 옮긴 후 현재의 명칭으로 되었다. 뮌헨 대학교는 19세기 이후 모든 학문 분야에서 독일 학계에 많은 영향을 끼친 대학으로 평가되며 특히 인문과학과 의학 및 자연과학 영역에서 연구 성과가 뛰어나다고 알려져있다. 한여름의 햇살을 받은 캠퍼스 내에서 학생들이 자유로이 돌아다니고 있었고 학교 강의실 곳곳에서 수업이 진행되고 있었다. 한 교실에서는 해부학 수업이 한창인지 칠판에는 인체가 그려져 있고 옆에는 의학용어가 빽빽하게 적혀있었다. 교탁에 서서 학생들에게 설명하고 있는 이는 교수라고 부르기에는 너무나 젊어보였다. 호리호리한 몸매에 편안한 흰색 셔츠를 입고 갈색빛 머리카락을 하나로 묶은 채 고운 미성으로 학생들에게 설명하고 있던 그는 책을 덮으며 말했다.

 

"오늘 진도는 여기까지."
"수고하셨습니다, 교수님."

 

그리고 학생들이 웅성거리면서 책을 챙기기 시작했다. 그 역시 칠판을 지우고 책을 챙기다가 문득 생각났는지 짐을 챙기는 학생들을 향해 말했다.

 

"내일은 진짜 해부학 할거니까 심약한 사람들은 미리 마음의 준비 하고 오세요."
"뒤프레 교수님, 비닐봉지 갖고 와도 되나요!"

 

한 남학생의 질문에 학생들이 깔깔거리며 웃었다. 앙리 역시 피식하고 웃으며 대답했다.

 

"가져오고 싶으면 가져오세요. 근데 제가 보기에는 자크군이 그렇게 심약할거라는 생각은 들지 않는데요. 그럼 내일 봅시다."
"내일 뵙겠습니다!"

 

앙리는 인사하는 학생들을 향해 인사를 건네고 천천히 교정을 따라 걸었다. 그를 알아본 학생들은 그에게 인사를 했고 앙리 역시 간단한 목례로 그들의 인사에 답해주었다. 뮌헨대학교 의과대학 교수 앙리 뒤프레라고 하면 뮌헨대학교 내에서 유명한 인사였다. 뮌헨대학교의 수석졸업생으로 대학병원에서 근무를 하며 신체접합술의 천재로 유명했고 무엇보다 학계를 발칵 뒤집어놓은 '인간사체의 재활용'이라는 논문을 쓴 당사자였다. 그의 커리어를 듣고 있자면 사람들은 굉장히 재미없고 딱딱할 것 같은 사람일거라고 예상하지만 상상 외로 그는 굉장히 선한 인상을 가지고 누구에게나 친절을 베푸는 이였다. 게다가 고리타분하지 않고 학생들하고도 잘 통해서 의과대학 학생들에게서 가장 많은 인기를 받았고 그의 지도를 받기를 원하는 대학원생은 다른 교수님들보다 2배는 많았다. 처음 부임했을 때는 전공만 맡았지만 교양 수업도 시작하면서 그의 인기는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았고 오죽하면 그의 팬클럽이 있을거라며 소문도 학교 내에서 간간히 돌았다. 어느덧 교수연구실이 있는 건물에 들어선 앙리는 내일 수업을 어떻게 하나하는 고민으로 잠시 다른 생각을 하면서 걷고 있는데 갑자기 무언가 쾅하고 앙리의 가슴을 들이받았다. 그 충격으로 앙리는 책을 떨어뜨리고 뒤로 넘어졌다. 콜록거리면서 정신을 차리고 앞에 보니 한 남학생이 눈물범벅이 되어서 책을 줍고 있었다.

 

"....죄송...합니다, 교수님.."
"아니, 난 괜찮아요. 나야말로 미안해요."

 

남학생이 울먹이는 목소리로 죄송하다고 하자 본인이 잘못한 건 없지만 괜히 미안해져서 사과했다. 그리고 남학생의 얼굴을 자세히 봤는데 어디서 많이 본듯한 인상이었다. 분명.....

 

"윌터군?"

 

앙리가 깜짝 놀라서 부르자 윌터는 앙리를 보았다. 그제서야 앙리라는 것을 확인한 윌터는 더욱 울먹이면서 입을 열었다.

 

"뒤프레 교수님..."
"윌터, 무슨 일이예요? 왜 그렇게 울어요?"
"교수님!!!~~"

 

윌터는 펑펑 울면서 앙리에게 매달렸다. 이에 앙리는 당황스러웠다. 윌터는 의과대학 학생이 아니었다. 그는 생명과학과 대학원생으로 생명과학과 교수들의 말에 의하면 뮌헨대학교의 자연과학의 영광을 더욱 드높여줄 샛별이라며 교수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는 학생이었다. 앙리는 대성통곡을 하는 윌터를 달래고 바닥에 흩어진 종이들을 모아 그를 끌고 자신의 사무실로 데려갔다. 앙리가 내놓은 허브차 한 잔을 하고 나서야 윌터는 겨우 진정할 수가 있었다. 앙리는 윌터의 맞은편에 앉아 윌터를 쳐다보다가 천천히 말을 꺼냈다.

 

"괜찮나요?"
"네, 교수님..."
"로즈마리가 심신안정을 안정시키고 두통을 완화시키는 데 좋아요. 난 많으니까 한 상자 가져가요."
"아니예요! 그럴 수는..."
"의사로써 약대신 주는 처방전이예요. 꼭 챙겨가세요."

 

손사래까지 치며 거절하는 윌터의 모습에 앙리는 억지로 그의 품에 허브차를 안겨주었다. 윌터는 이에 감사하다고 고개를 꾸벅였다. 그 모습을 보며 미소를 지은 앙리는 가져온 종이뭉치를 훝어보며 말을 이었다.

 

"이번에 쓰고 있는 논문인가요?"
"네."
"벌써 윌터군이 대학원을 졸업한다니... 시간이 정말 빠르네요."
"아직도 많이 부족한데 벌써 졸업이라니 믿겨지지가 않아요."

 

아쉽다는 표정을 짓는 윌터의 모습에 앙리는 피식하고 웃고 논문을 보았다. 그리고 눈살을 찌푸렸다. 앙리의 표정을 본 윌터는 앙리의 눈을 따라가다 자신의 논문을 보고 기겁했다.

 

"너...너무 엉망이어서... 좀... 많이 더럽습니다."

 

논문을 가져가려는 윌터의 손을 잡아 멈추고 앙리는 한장한장 논문을 넘겨보았다. 검은 글씨 위로 사정없이 그어진 빨간 펜은 살벌하기 그지 없었다. 논문 옆 공간에 쓰여진 코멘트는 조금만 수위를 높였으면 욕설로 보일정도로 거칠었다. 종이를 넘기면 넘길수록 빨간 펜은 논문을 사정없이 난도질했고 말투는 갈수록 짧아지고 협박조로 변해갔다. 단 한 장도 빠지지 않고 그어진 펜에 앙리는 자신의 논문이 난도질된 것마냥 소름이 돋았다. 윌터가 그렇게 대성통곡을 한 이유가 이해갔다.

 

"빅터... 이 인간이..."

 

앙리는 지끈거리는 머리를 손으로 감싸고 이를 악물며 중얼거렸다. 앙리의 심기를 살피던 윌터는 허겁지겁 변명을 늘여놨다.

 

"그게... 제가 아예 연구방법을 잘못 써서 전체적으로 논문이 엉망이 되어버려서... 게다가 제가 실수로 초안을 뽑아와서 편집도 안된 상태여서..."
"빅터가 뭐라하던가요?"
"네?"
"빅터 성격에 그냥 넘어갈 일이 없죠. 토씨 하나 바꾸지 말고 그대로 읊어보세요."

 

앙리의 단호한 눈빛에 우물쭈물거리던 윌터는 조그맣게 중얼거렸다.

 

"자네는 이걸 논문이라고 갖다주나..."
"또."
"내 실험쥐가 발로 써도 이것보다 잘쓰겠군..."
"또."
"이딴 쓰레기 읽느라 버린 내 시간이 아까울 지경이야..."

 

앙리는 한숨을 푹쉬었다. 그리고 윌터의 어깨를 토닥였다.

 

"고생하네요, 윌터..."

 

앙리는 윌터의 논문을 돌려주었다. 윌터는 논문을 챙겨들고 앙리에게 인사를 하고 나갔다. 앙리는 창문을 통해 윌터가 건물 밖으로 나간 걸 확인한 뒤에 사무실을 나섰다. 어느 사무실 앞에 선 앙리는 가볍게 노크를 했다. 네라는 허락의 말이 떨어지고 앙리는 방 안에 들어갔다. 방 안의 주인은 문가를 완전히 등지고 앉아 뭔가를 쓰고 있었다. 앙리는 가볍게 헛기침을 했다. 그제서야 의자가 홱하고 돌면서 사무실의 주인이 모습을 드러냈다.

 

"앙리? 이 시간에는 왠일인가?"

 

얼굴 가득 웃음을 띄우며 반갑게 앙리를 맞이한 사람 역시 교수라고 부르기에는 너무 젊어보였다. 그러나 뮌헨대학교에서 그의 이름을 모르는 사람은 단 한 사람도 없었다. 뮌헨대학교 자연과학대학 생명과학과 교수 빅터 프랑켄슈타인. 그 역시 앙리와 마찬가지로 뮌헨대학교의 유명인사지만 앙리와는 정반대의 평을 듣고 있었다. 스위스 제네바의 유서깊은 가문에서 태어난 후계자며 뮌헨대학교를 수석으로 졸업한 천재로 그에 대해 들어본 사람들은 모두 그를 꼭 만나보고 싶어했었다. 그러나 일말의 배려심도 없고 거만하기 그지 없는 말투로 사람의 정을 뚝뚝 떨어뜨리는데다가 유독 생명에 관하여서 관심을 넘어서 집착을 보이는 그의 모습에 다들 그의 곁을 다가가는 걸 꺼려했다. 빅터 역시 사람들과 친하고 어울리는건 시간낭비라고 생각하는 위인인지라 그는 홀로 생명과학 연구에만 몰두하여 여러가지 방면에서 성과를 드러냈고 학계에서는 암암리 그를 미친 천재라고 불렀다. 뮌헨대학교에서는 그의 천재성을 높게 사 그를 교수로 불러들였지만 사람하고 어울리는데 젬병인 빅터가 학생들이라고 잘 어울릴리는 만무했다. 처음으로 맡은 교양수업에서 학생들에게 독설을 날리며 과제와 시험에 타박이란 타박을 늘여놓고 그의 높디높은 기준치는 생각치 않고 학생들의 수준이 너무 떨어진다면서 빅터의 수업에서 가장 점수를 잘 받은 학생이 B-였다. 이런 악명은 뮌헨대학교에 널리 퍼졌고 다음 학기부터 아무도 그의 교양 수업을 신청하지 않았다. 빅터는 이 사실을 듣고 반가워하며 전공만 수업했는데 이로 인해 생명과학과 학생들은 빅터의 수업 때마다 이를 악물고 공부했었다. 이런 빅터가 처음으로 받아들인 사람이 바로 앙리였다. 전부터 '인간사체의 재활용'의 저자인 앙리를 만나고 싶었다며 빅터는 학교로 부임오자마자 먼저 앙리를 찾아갔고 서로 의견을 주고받으면서 의외로 일치하는 구석이 꽤 많아 두 사람은 곧잘 만나 토론과 연구를 하곤 했었다. 그렇게 친해진 두 사람은 어느덧 친구사이를 넘어 연인사이가 되었다. 빅터는 환하게 웃으며 앙리를 사무실 구석에 있는 쇼파로 데려갔다. 쇼파에 앉자마자 앙리가 먼저 입을 열었다.

 

"빅터, 뭐하고 있었나?"
"그야 연구 중이었지. 어떻게 전류를 조절해야 뇌가 타버리지 않을지 고민하고 있었는데 이번에 내가 다른 접합방식을 생각해냈네."
"다른 접합방식?"
"이제까지는 계속 접합을 하는데 실로 먼저 위치를 잡고나서 철사로 한 번더 접합했었잖나. 이번에 다른 재료랑 방법을 이용해보면 어떨까 싶어서 이것저것 한 번 생각해봤어. 여기 있네."

 

빅터는 기대에 찬 눈빛으로 앙리에게 종이화일을 넘겼다. 빅터의 표정을 힐끗 보고 화일 안에 꽂혀있는 종이를 곰곰히 보던 앙리는 품에서 빨간 펜을 꺼내들었다. 그리고 그 자리에서 선을 쫙쫙 그었다. 어찌나 세게 그었는지 종이화일에 선자국이 남아있는 정도였다.

 

"앙....리?"

 

빅터는 평소와 다르게 공격적으로 펜을 휘갈기는 앙리를 보며 눈이 휘둥그레졌다. 그러나 앙리는 아랑곳하지 않고 선을 긋고 코멘트를 쓰고나서야 빅터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자네는 지금 이걸 새로운 접합방식이라고 생각하고 나한테 보여준건가?"
"뭐?"
"내 방에 있는 해골모형이 써도 이것보다는 낫겠어."
"앙리?"
"이런 터무니없는 방식을 읽느라고 소비한 내 시간이 아까울 지경이야, 빅터"
"앙리! 말이 심하잖아!"

 

앙리의 공격적인 말에 어리둥절했던 빅터는 앙리의 마지막 말에 발끈해서 버럭 소리쳤다. 그러나 앙리는 차분하게 빅터의 앞에 종이화일을 놓고는 팔짱을 끼고 말을 이었다.

 

"자네도 기분 나쁘지?"
"뭐가?"
"기껏 열심히 생각해서 보여줬건만 이렇게 독설을 듣는다면 듣는 상대방은 얼마나 기분이 나쁘고 처참하겠나?"
"지금 무슨 말을..."
"자네가 했던 말을 나는 그대로 읊어줬을 뿐이야. 그렇지만 나는 자네보다는 훨씬 순화시켜서 말한 것 같은데?"

 

상황이 제대로 파악되지 않던 빅터는 냉정한 앙리의 표정을 보더니 갑자기 뭔가가 생각났는지 눈을 찌푸리며 쯧하고 혀를 찼다.

 

"윌터 녀석 때문이군."
"자네만의 지도방식이 있고 나는 거기에 간섭할 생각이 없지만 이번에는 좀 심했네. 윌터군은 자네를 그렇게 좋아하는데 자네는 왜 그리 매몰찬가?"
"자네가 몰라서 그래. 다른 교수들이 그 논문을 보고 칭찬했더라도 내가 봤을 때는 터무니없는 말을 지껄이는데 열이 안나고 베기겠어?"
"근데 다른 학생들을 대할 때와의 모습이 너무 차이나잖아. 다른 학생들 논문심사할 때는 문제점만 딱딱 짚어서 말해주고 끝내면서 윌터군에게는 유독 감정을 실어서 심사하잖아. 난 그 점에 대해서는 자네에게 따져야겠어. 도대체 왜 그리 윌터군에게만 그러는건가?"

 

앙리의 질문에 빅터는 눈을 찌푸리고는 어이가 없다는 듯이 헛웃음을 쳤다. 이에 앙리 역시 슬슬 열이 받았다. 지금 전혀 웃기는 상황이 아닌데 도대체 저 웃음의 의미가 뭔지 알 수 없었다.

 

"자네... 지금까지 그 이유를 모르고 있었나?"
"무슨 소린가, 그건..."
"앙리, 어느 남자가 애인이 딴 남자 편드는 걸 보고 가만있겠어?"
"...뭐?"
"생각해보게. 자네는 이제까지 내가 다른 교수들에게서 잔소리 듣고 있었을 때, 이렇게까지 내 편 들어준 적이 단 한 번이라도 있었나? 게다가 자네는 엄연히 내 애인인데 내 편은 못들어줄망정 지금 윌터 그 자식을 감싸면서 오히려 나를 나무라고 있지 않나? 그러니 나도 그 녀석을 좋게 대할 리가 만무하지."

 

당연하다는 듯이 말하는 빅터의 모습에 앙리는 말문이 막혔다. 빅터를 멍하니 보던 앙리는 이마를 짚고 깊게 한숨을 쉬었다. 교수라는 사람이 지금 학생을 대상으로 질투를 하고 있다니... 한 마디로 지금 빅터가 윌터에게 심술을 부리고 있는 것은 앙리에게 하는 항변이었다. 왜 내 편 안들어주고 다른 사람 편을 들어주냐는 어린애 심보에 앙리는 눈 앞이 캄캄했다. 정말 몸만 컸지, 생각하는 건 완전 애가 따로 없었다. 어쩌다가 내가 이런 사람을 좋아하게 되서 이 고생인건지... 하지만 어쩌겠는가. 사랑을 하면 먼저 좋아하는 쪽이 지는 거라는 불변의 법칙을... 앙리는 손을 내리고 빅터를 보았다. 자신의 마음을 몰라주는 앙리가 미웠는지 꽁해진 표정으로 창밖을 바라보는 빅터의 모습에 앙리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빅터, 삐졌나?"
"내가 앤줄 아나? 삐지긴 왜 삐져?"
"표정을 보니까 티가 확 나는데?"

 

앙리의 말에 빅터는 뜨끔했는지 움찔거렸다. 정말 애같다니까... 앙리는 피식하고 웃고 빅터의 옆에 앉으며 말했다.

 

"빅터, 자네 마음도 몰라줘서 미안하네, 화풀어."
"화 안났어."
"안났다면서 내 얼굴은 왜 안보나? 자네는 화나면 내 얼굴 안보고 말하잖아."

 

빅터는 혀를 차고 앙리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 아직 화가 덜 풀렸는지 뚱한 표정인 빅터는 입을 열었다.

 

"내 표정보면 바로 내 기분 파악하면서 내 심정은 파악할 줄 모르나?"
"미안하네."
"내 편 들어준 적은 한 번도 없고."
"다음부터는 안그러겠네. 그러니까 화풀게,응?"
"...어떻게 풀어줄텐가?"

 

앙리의 말에 빅터가 앙리의 어깨를 감쌌다. 앙리가 움찔하며 뒤로 물러서려고 했지만 빅터는 앙리의 어깨를 놓지 않고 말을 이었다.

 

"나는 쉽게 화를 푸는 편이 아니라는 거, 자네도 잘 알잖아."
"그렇기는 한데... 어떻게해야 화를 풀텐가?"

 

앙리는 애써 미소를 유지하며 빅터의 손을 떨어뜨릴려고 했었다. 그러나 앙리의 어깨를 잡고 있는 손은 떨어지기는 커녕 천천히 어깨를 타고 내려와 앙리의 허리를 더듬었다. 빅터의 손짓에 앙리의 얼굴은 새빨게졌다. 앙리의 반응에 키득거리며 대답했다.

 

"키스해줘."
"뭐?"

 

앙리는 기겁하며 다시 물었다. 그러자 빅터는 앙리의 허리를 감싸안고 있는 팔을 끌어당기며 입을 열었다.

 

"키스해달라고 했네, 앙리."
"빅터, 지금 제정신인가? 지금 여기는 학교라고!"
"학교면 어떤가? 적어도 이 학교에서는 배짱좋게 내 연구실 문 두드릴 학생은 없어."
"다른 교수님들이 계시잖아!"
"다들 세미나에 참석해서 아무도 없네."
"자네는 왜 안가고?"
"가봤자 발표주제는 엉망진창인 연구들 투성이일테고 내 뒤에서는 쑥덕거리기나 할텐데 내가 미쳤다고 거길 왜 가나?"

 

말이 끝나자마자 빅터는 앙리를 안고 쇼파 위로 누웠다. 깜짝 놀란 앙리가 버둥거렸지만 앙리의 허리를 끌어안고 무게로 내리누르는 빅터를 이길 수는 없었다. 빅터는 앙리의 귀에 소근거렸다.

 

"고로 이 방에 들어올 사람은 아무도 없으니 우리가 뭘해도 상관없다는 거지."

 

앙리의 얼굴은 빨게지는 걸 넘어서 익을 것만 같았다. 지금 누가 들어올지도 모르는 학교에서 지금 자신을 누르는 빅터로 인해 미칠 것만 같았다. 당황한 나머지 앙리는 말을 더듬거렸다.

 

"그... 그렇지만... 여... 여긴...."
"어떻게 할건가, 앙리? 키스해줄래, 아님 여기서 하겠나? 여기서 한 번 해보는 것도 나름 스릴있지 않겠어?"
"전혀 스릴있지 않네!"

 

셔츠 단추를 만지작거리는 빅터의 모습에 앙리는 기겁하며 그를 밀어냈다. 순순히 밀려난 빅터는 키득거리면서 앙리를 보았다. 장난끼가 가득한 빅터의 모습에 앙리는 한 대만 때릴까하는 생각이 잠시 스쳤지만 후한이 두려워 생각을 접었다. 더 이상 이 방에 있으면 안될 것 같은 불안감에 앙리는 벌떡 일어나 방문으로 향했다. 그러나 앙리의 손목을 잡는 빅터로 인해 앙리의 계획은 무산되었다.

 

"가실 때 가시더라도 내 화는 풀고 가야지?"

 

능청스럽게 말하는 빅터의 모습에 앙리는 다시 지끈거리는 머리를 부여잡았다. 그리고 빨게진 얼굴로 빅터의 입술에 입맞추었다. 가볍게 내려앉다가 순식간에 사라진 입술의 촉감에 빅터는 아쉽다는 듯이 입맛을 다시고 입을 열었다.

 

"이게 키스라고 할 수 있나?"
"학교에서 지금 뭘하자는 건가?"
"쳇, 학교에서 학생들은 맨날 키스하는데 교수라고 하지 말라는 법이라도 있어?"
"아무튼 난 했네! 나중에 딴소리 하지나 말라고!"

 

그리고 앙리는 도망치듯 빅터의 연구실을 빠져나갔다. 앙리의 모습을 보며 키득거리던 빅터는 느긋하게 쇼파에 기대앉고 앙리가 나간 문을 쳐다보았다. 가끔 이런 이벤트도 있다면 학교생활이 그렇게 썩 지루하지는 않을 것 같았다. 오늘도 그렇게 프랑켄슈타인 교수님과 뒤프레 교수님의 하루가 지나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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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급마무리ㅠㅠㅠㅠ
교수님들 학교에서 이러시면 안됩니다.ㅋㅋㅋㅋㅋ

현대AU도 아주 가끔 써먹으면 재밌을 것 같네요.^^

현대AU 쓰다가 알게된 게 잉골슈타트 대학이 현재 뮌헨대학교로 불리는데 엄청난 학교더군요.ㄷㄷㄷ

거길 수석으로 졸업하신 앙리는.... 이하 노코멘트ㄱ-


처음에는 빅터 교수님과 앙리 조교님을 써볼까했지만 왠지 뭔가 빅터에게 깨지고 있는 앙리가 상상이 되지 않아서 걍 둘 다 교수님으로 설정했어요.ㅋㅋㅋ^^
왠지 앙리 교수님이 지도교수님이면 진짜 잘해줄 듯. 학생들을 바른 길로 인도하는 것에 굉장히 흐뭇해하면서 물심양면으로 도와주실 것 같지만 빅터 교수님이 지도교수님이라면....... 결론은 둘 중 하납니다. 지도학생이 모든 일에 해탈하여 부처급의 드넓은 마음을 갖던지 아니면 폐인이 되던지 모아니면 도입니다.ㄷㄷㄷ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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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터앙리] 술

프랑켄 2014. 12. 2. 23:25

[빅터앙리] 술

 

원작파괴주의

Wrirten by. 玄月 

 


술은 사람을 매료시키는 악마이고, 달콤한 독약이며, 기분좋은 죄악이다. -아우구스티누스- 

 

빅터 프랑켄슈타인은 오만하기 그지 없는 사람이었다. 타고난 재능과 권력으로 무슨 일이든 그의 뜻대로 되지 않는 것이 없었다. 그러나 지금 눈앞의 상황은 그의 뜻대로 되기에는 그른 것처럼 보였다.

"저기... 앙리... 이제 그만 마시는게 좋지 않을까?"
"싫어~~"

빅터는 조심스럽게 앙리에게 말했다. 그러나 취기가 오른 붉은 얼굴에 혀가 꼬인 말투로 거절하는 앙리의 모습에 빅터는 지끈거리기 시작하는 머리를 부여잡고 고민했다. 대체 어디서부터 일이 이렇게 된거지...

사건의 발단은 몇 시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앙리. 우리 술 한 잔 할까?"
"술?"

빅터는 근래에 무척 기분이 좋았다. 요즘따라 좋은 실험재료가 들어오고 실험기계의 고질적인 문제 하나를 풀어내서 뿌듯해있었다. 앙리는 고개를 갸우뚱하며 되물었고 빅터는 눈을 빛내며 응이라고 대답했다. 앙리는 가만히 빅터를 바라보다가 피식하고 웃으며 대답했다.

"기분 좋아보이네, 빅터."
"물론이지. 그 망할 문제를 드디어 풀었으니까."
"그럼 한잔 하지. 오랜만에 옛날처럼 기분좋게 마시지."

풀어진 빅터의 모습에 앙리는 덩달아 기분이 좋아져 제안에 응하였다. 오늘은 룽게가 본가에 가 있었기에 두 사람은 룽게가 미리 준비해놓은 식사로 이른 저녁을 해결했다. 빅터는 좋은 기분을 망치기 싫어 마을주점을 내려가는 대신 프랑켄슈타인성의 술창고에서 독한 술을 꺼내왔다. 그 사이 앙리는 간단한 안주거리를 거실에 준비하고 두 사람은 조촐하게 저택에서 술잔을 나눴다.

"자, 한 잔하게."
"빅터, 이거 너무 독한 거 아닌가?"

향을 잠깐 맡아본 앙리는 확 풍기는 강한 알코올향에 얼굴을 찌푸리고 걱정스럽게 물었다. 그런 앙리의 모습을 보고 빅터는 키득거리며 대답했다.

"이정도쯤이야. 전쟁터에는 이것보다 몇 배는 독한 걸 마시지 않았나?"
"그땐 주는대로 마셔야 했으니까."
"적어도 이건 그딴 것보다 훨씬 맛있을걸세. 한 번 맛보게."

친구는 믿지만 술은 믿지 못하는 앙리는 의심스러운 눈으로 술을 약간 마시고 눈이 휘둥그레졌다. 독할 줄만 알았는데 생각보다 훨씬 달달해서 앙리의 입맛에 딱이었다. 앙리의 표정을 살피던 빅터가 말했다.

"말했잖아. 괜찮다고."
"이렇게까지 달지는 몰랐지."
"나는 쓴 맛에 먹지만 자네는 아니잖아. 자네는 단 걸 좋아하니까 마음에 들 줄 알았어. 그럼 건배할까?"

잔의 울림이 거실을 울렸다. 그리고 두 사람은 평소와 다르게 실험에 관한 주제가 아닌 다른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었다. 빅터의 유학 시절부터 앙리의 대학 생활까지 소소한 이야기를 나누는데 문제는 여기서 발생했다. 앙리는 평소에 술을 마시기는 하지만 빅터보다 주량도 적고 술을 별로 즐기지 않는 타입이었다. 그런데 빅터가 꺼내온 술이 입맛에 맞아 계속해서 마셨는데 이 술은 달달한 맛에 가려져 엄청 도수가 높은 독한 술이라는 것이었다. 빅터는 대화를 나누다가 문득  앙리의 상태가 이상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리고 술병을 보고 경악했다. 급기야 빅터는 술을 따르려는 앙리의 손을 잡아 멈추었다.

"앙리, 그만 마시게. 자네 많이 취했어."

평소라면 곧 수긍하고 술잔을 내릴텐데 앙리는 고개를 저으며 부정했다.

"아니야~아직 안 취했네~"
"자네 나보다는 술이 약하면서 왜 이리 마시는건가?"
"안 약해~ 더 마실 수 있어!"

술에 약하다는 소리에 자존심이 상했는지 앙리는 고집을 부렸고 이 상황까지 오게 되었다. 항상 술을 마신다면 취하는 쪽은 빅터였다. 빅터는 주량이 많기는 하지만 항상 쓰고 독한 양주를 스트레이트로 들이키니 제정신을 차리기 힘들었다. 그래서 앙리는 항상 술을 마시더라도 적당히 취기가 올 때쯤이면 잔을 비우지 않고 빅터를 지켜보다가 난동을 부리기 전에 그를 부축이며 성으로 오곤 했었다. 그래서 빅터는 단 한번도 앙리의 주정을 본 적이 없었다. 전부터 앙리의 주사가 궁금하긴 했었지만 이렇게 고집쟁이 주사라면 사양이었다.

".....워..."
"응? 앙리? 뭐라고?"
"더워!~~~"

웅얼거리는 앙리의 목소리에 드디어 그만 마시는건가하는 기쁜 마음으로 고개를 든 빅터의 얼굴로 프릴이 날아왔다. 깜짝 놀라 프릴을 치운 빅터는 앙리의 모습에 경악했다. 자켓과 조끼를 아무대나 벗어던지고 목에 묶은 리본을 거칠게 풀어헤치고 셔츠단추를 푸는 앙리의 모습에 빅터는 기겁하며 앙리의 양손을 잡았다.

"앙리! 이게 뭐하는 거야?!"
"더~~워!!"
"앙리, 우리 여기말고 시원한 곳 가자, 응? 시원한 곳."

덥다고 발버둥치는 앙리를 붙들고 빅터는 머리에 떠오르는대로 아무 말이나 내뱉었다. 그러자 앙리가 잠잠해지더니 혀가 꼬인 발음으로 말했다.

"...시원한 곳?"
"그래, 시원한 곳! 더우니까 우리 거기갈까?"

앙리는 고개를 갸우뚱거리더니 그래!라며 환하게 웃으며 대답했다. 빅터는 앙리 몰래 한숨을 쉬며 그의 손을 끌어당겼다. 의자에서 일어선 앙리는 비틀비틀거리더니 쿵하고 바닥에 주저앉았다.

"앙리!! 자네 괜찮나?"
"괜찮아~ 괜찮아~"
"다리 괜찮나? 일어설 수 있겠어?"
"응응~"

빅터가 놀라 물었지만 앙리는 그저 웃으며 괜찮다고만 하니 빅터는 답답할 지경이었다. 술때문에 다리의 힘이 완전히 풀렸는지 일어서려고 시도해도 풀썩 주저앉는 앙리의 모습에 빅터는 앙리를 앞에서 안아 일으키려고 했다.

"앙리, 일어서보자."
"빅~~터! 빅터 프랑켄~~슈타인!~~내 친구~~"
"그래그래, 앙리. 일어서자, 응?"
"내가 가장~~~사랑하는 사람!~~"
"그래, 앙리. 나도 사랑해."

앙리가 물먹은 솜마냥 무거워 옆으로 부축하는게 힘들어서 이러는건데 앙리는 빅터의 속도 모르고 헤실헤실 웃으며 빅터의 목에 팔을 걸며 말했다. 빅터는 앙리의 말에 영혼없이 대답하며 앙리를 일으켰다. 앙리는 빅터의 부축을 받아 겨우 일어나 걸어가며 계속 종알거렸다.

"내 친구~~~ 빅터 프랑~~켄~~~~슈타인~~"
"그래, 앙리."
"내가 정~~말 사랑하는 사람~~~"
"고마워, 앙리."
"빅터도 나 사랑해?~~"
"물론 사랑하지."

빅터의 기계같은 대답도 좋은지 앙리는 헤실거리며 빅터의 가슴을 파고들었다. 빅터는 끙소리를 냈다. 평소에 이렇게 애정표현 좀 해줬으면 참 좋았을텐데 술이 들어갈 때만 이 소란을 피우면서 볼 수 있는 거라면 다시 한 번 생각해봐야 될 것 같았다. 빅터가 속마음을 차마 드러내지 못하는 사이 두 사람의 침실이 있는 위층에 도달했다. 빅터는 헉헉거리며 숨을 고르는 사이 앙리는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갑자기 앙리가 벌떡 일어나더니 비틀거리며 빅터의 방으로 들어갔다.

"앙리!! 어디가?!"

빅터는 깜짝 놀라 앙리를 따라 방으로 들어갔다. 앙리는 뒤따라온 빅터를 보고는 씨익하고 웃더니 천천히 다가왔다. 장난을 치는 어린아이같은 앙리의 모습에 빅터는 슬슬 두통이 시작되는 머리를 부여잡고 이를 악물며 말했다.

"앙리... 이제 제발 좀..."

빅터의 말이 더이상 들리지 않았다. 앙리의 입술이 빅터의 입술과 겹치며 빅터의 말을 삼켜버렸다. 앙리의 입술이 닿는 것과 동시에 빅터의 사고가 순간 정지했다. 그러나 앙리의 혀가 빅터의 입술을 파고드는 것을 느낀 순간 빅터의 사고가 다시 움직였다. 이게 무슨 일이지... 앙리가 먼저 입을 맞추는 경우는 극히 드물었다. 열에 아홉은 빅터가 먼저 시작했고 앙리가 하는 경우는 빅터가 먼저 해달라고 졸라야 할까말까였다. 게다가 그것도 키스라고 하기에는 민망한 버드키스였다. 그런 앙리가 빅터에 비해 서툴기 그지 없지만 이렇게 정열적으로 입을 맞춘 건 처음이었다. 기분이 좋아진 빅터가 앙리의 키스에 장단을 맞추려는 순간 앙리가 갑자기 입술을 떼더니 빅터의 어깨를 있는 힘껏 밀어버렸다. 아무런 방어없이 밀린 빅터는 뒤에 있던 침대로 넘어졌다.

"갑자기 이게 무슨 짓이야?!"

아픔은 없지만 갑자기 깨진 분위기에 열받은 빅터는 대뜸 소리를 질렀다. 그리고 상체를 들어올렸다. 아니 올리려고 했었다. 빅터의 허리를 타고 앉는 앙리만 없었더라면...

"아....앙리?..."

자신의 허리를 타고 지그시 쳐다보는 앙리의 모습에 빅터는 말을 더듬었다. 평소와 달리 새초롬하게 내려보는 눈매와 장난끼를 담은채 올라간 입꼬리가 너무 유혹적이고 평소라면 상상하지도 못할 앙리의 자세에 빅터는 아무 생각도 할 수 없었다. 앙리가 빅터의 입술을 손가락으로 훔치며 입을 열었다.

"왜? 나는 키스할 줄 모르는 줄 알았나?"

아까전처럼 혀가 꼬인 발음이 아닌 낮게 깔린 목소리로 말하는 앙리의 모습에 빅터는 숨을 들이켰다. 긴장한 게 역력히 들어나는 빅터의 모습에 앙리는 킥킥거리며 말을 이었다.

"빅터. 나도 키스할 줄 알아."

앙리는 자신의 셔츠단추를 다 풀어헤쳤다. 달빛을 받은 살결이 평소보다 희고 고와보였고 무엇보다 평소와 다르게 요염하기 그지 없는 앙리의 분위기에 빅터는 침을 삼켰다. 앙리의 손은 어느 순간 빅터의 조끼단추를 풀고 셔츠목부터 천천히 단추를 풀었다.

"나도 옷벗길 줄 알고."

빅터의 셔츠를 반쯤 풀어헤친 앙리는 상체를 숙이더니 빅터의 어깨를 잘근잘근 씹고 쇄골을 빨아들였다. 빅터의 몸에 붉은 꽃이 피었다.

"나도 키스마크 만들 줄 알아."

앙리는 혀로 키스마크를 핥고 빅터의 가슴을 지분거리며 말을 이었다.

"나는 맨날 안기는 줄만 알았나? 술마실 때마다 내가 취한 자네한테 안길 줄만 알았나? 응?"

오, 신이시여... 빅터는 처음으로 침실에서 신을 찾았다. 이유는 간단했다.  너무 좋.아.서
제멋대로에 인내심하고는 완전 동떨어진 빅터에게 있어서 앙리와 밤을 보낼 때 최대의 난관은 다름아닌 앙리 당사자였다. 앙리랑 몇 번의 밤을 같이 지낸 적이 있었는데 느끼는대로 행동해도 된다는 빅터의 말에도 앙리는 쑥스러워하며 쾌락을 참고는 했었다. 원래 앙리가 그런 사람이라는 걸 알고 있지만 같이 한 세월이 무심하게도 앙리는 아직도 힘들어한다는 사실에 입이 씁쓸했다. 그 후로 빅터는 앙리를 안으려고 해도 힘들어하는 앙리의 모습에 미안해져 항상 발걸음을 돌리고는 했었다. 그러다가 가끔 술이 들어가면 술의 힘으로 이성을 놓고 취했다고 말리는 앙리를 쓰러뜨려 성에 찰 때까지 안고는 했었다. 앙리 역시 그런 빅터의 마음을 모르지 않았기에 그저 그를 받아들였다. 그렇게 안을 때에도 힘들면 힘들다고 말하면 될 것을 자신이 괜히 섭섭해할까봐 이불보만 쥐어잡고 울면서 버티는 앙리의 모습에 매번 죄책감이 들었지만 이미 앙리라는 유혹에 빠져나오기에는 이미 늦었었다. 그런데 술에 취해서 이렇게 적극적으로 나와준다면 빅터로써는 쌍수들고 환영할 일이었다. 그것도 이렇게 유혹적인 모습이라면 더더욱 환영이었다. 빅터는 이런 하늘이 주신 기회를 놓칠만큼 바보가 아니었다. 빅터는 슬쩍 앙리의 허리를 지분거리며 말했다.

"그럼 키스해봐, 앙리."

웃음기 가득한 빅터의 모습에 심통이 났는지 앙리는 볼을 부풀리더니 곧바로 빅터와 입을 맞추었다. 아까 전보다 농염한 키스에 빅터는 기분좋은 한숨을 쉬며 앙리의 민감한 부분을 건드렸다. 이에 앙리가 반응하며 쾌락 어린 신음소리를 내뱉었다. 그러다 눈가를 찌푸리며 자신의 몸을 쓰다듬는 빅터의 손을 잡아챘다.

"오늘은 내가 안을거야. 허튼 생각하지마, 빅터 프랑켄슈타인."
"그럼 기대하지, 앙리 뒤프레."

빅터가 키득거리자 앙리는 잡고 있는 빅터의 손목을 침대에 찍어누르며 다시 키스했다. 그리고 천천히 가슴으로 입술을 내렸다. 앙리의 입술을 느끼며 빅터는 느긋하게 계획을 세웠다. 술에 취한 앙리의 손에는 힘이 전혀 실려있지 않은 상태였다. 슬슬 분위기 봐가면서 적당한 때에 위치만 뒤바꾸면 게임오버. 너무 간단한 일이기에 빅터는 흥분되었다. 앙리가 술에 취할 때마다 이런다면 이전까지의 과정이 힘들지만 가끔 앙리를 취하게 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았다. 그렇게 계획을 세우고 빅터는 키득거리며 상황을 보고 있었는데 뭔가 느낌이 이상했다. 앙리가 너무 조용하고 얌전했다.

"앙리?"

빅터는 설마 앙리가 벌써 술에 깬 건가 싶어 슬그머니 앙리를 불렀다. 그런데 빅터의 가슴에 얼굴을 파묻고 있는 앙리는 아무 반응이 없었다. 쑥스러워서 그런가 싶어 빅터는 천천히 상체를 일으켰다. 앙리가 옆으로 툭하고 쓰러졌다.

"앙리?! 왜그래, 앙..."

깜짝 놀란 빅터가 급히 앙리의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말을 이을 수가 없었다. 너무나 편안한 표정으로 새근거리고 있는 앙리의 모습에 빅터는 눈만 껌뻑였다. 설마... 아닐거야... 장난치는 거겠지...

"앙리... 자?"

대답없이 눈을 감고 있는 앙리를 흔들어보기도 하며 빅터가 말을 이었다.

"앙리... 진짜 자?"

코오하고 앙리의 숨소리를 듣고난 뒤 빅터는 머리를 쥐어뜯었다. 어쩐지 분위기가 너무 좋았다. 앙리가 이런 식으로 자신의 뒷통수를 칠 줄은 꿈에도 몰랐다. 성질대로 하자면 자고 있는 앙리를 흔들어 깨우고 남을 잔뜩 기대시키고 흥분시켜놓고는 술에 골아떨어져서 이렇게 자버리는 법이 세상에 어딨냐고 있는 성질 없는 성질을 내면서 바락바락 악을 지르고 싶었다. 하지만 편안하게 잠들어있는 앙리의 모습을 보자니 차마 그럴 수가 없었다. 다른 건 몰라도 자는 사람을 덮치는 건 아무리 막무가내인 빅터에게도 죄책감을 들게 만들었다. 이런 빅터의 속도 모르고 앙리는 추운지 빅터의 허리를 감싸안으며 빅터의 가슴을 파고들었다. 가슴으로 느껴지는 앙리의 호흡에 빅터는 애꿎은 주먹만 쥐었다가 결국 빅터는 한숨을 푹쉬고는 앙리를 품에 안고 이불을 덮었다. 빅터는 이를 악물고 중얼거렸다. 두 번 다신 술 안먹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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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ilog. Black Out

Black Out
1. 일시적 기억상실
2. 술 먹고 필름이 끊기는 것(기억이 잘 안나는 것).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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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 빅터 바보 만들기 썰입니다.ㅋㅋㅋㅋ
유혹적이고 옴므파탈인 앙리를 쓰고 싶었지만 도저히 안나와서 걍 앙리에게 술을 먹여보았습니다.
술먹고 꽐라된 앙리의 주정은 유혹하고 자버리기였습니다.ㅋㅋㅋㅋㅋ
자고로 최악의 술주정은 블랙아웃(Black Out)이라죠?ㅋㅋㅋ
그래서 그 블랙아웃도 제가 한 번 써먹어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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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0메이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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